핵 및 화생방 제독

사람을 샤워시키거나, 장비를 세차하거나, 지역에 살포하거나...

 
화생방 제독(CBRN Decontamination)은 화학, 생물학, 방사선 및 핵으로부터 인체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중요한 과업이다. 이러한 물질들은 전쟁과 테러 상황에서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하고 효과적인 제독이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필수불가결하다 할 수 있겠다.

화생방 제독의 주요 목적은 오염된 인원과 장비, 지역의 오염을 제거하여 추가적인 피해를 방지하고, 안전을 확보, 인명을 보호하고, 오염된 환경의 복구를 지원하는 것에 있다.

 

화학, 생물학 작용제 또는 독성 산업 물질 오염 및 누출의 경우에는 '제독', 핵 무기 사용을 비롯해 핵 물질 누출, 방사능 오염 제거의 경우는 '제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제독은 통상 중화(화학적 처리)와 물리적 제거로 나눌 수 있다.
 

중화, 화학처리

중화는 재사용해야 하는 인력과 장비에 적합하다. 상황에 따라 접근법과 제독제(약품)가 다르다. 제독제는 크게 형태와 기능으로 나눌 수 있다.

형태의 분류	분말형태 (KD-1, 수용성 제독제*, STB** 등)	액체형태 (DS-2, KM258A1 등)
기능의 분류	흡착형 (활성탄분말, 소석회 등)	수용성 용매형 (수용성 제독제, STB)

* 수용성 제독제 = Sodium dichloroisocyanurate + Sodium carbonate
** STB = Calcium Hypochlorite (CaO + CaOCl2)
 

분말형태의 제독제는 오염 작용제를 흡착하거나 화학반응을 일으켜 중화하거나 유해성을 감소시킨다. 대표적인 물자로 군대에서 사용하는 KD-1 개인제독키트가 있다. 이 물자는 수포작용제 및 액체 작용제의 공격으로부터 인원의 피부와 장구류를 제독하기 위해 사용되는 개인 화생방 보호 물자이다. (국방홍보원 블로그 어울림)

KD-1 개인제독키트는 흡착제(활성탄)와 분해제 1(음이온수지분말), 분해제 2(양이온수지분말)로 이루어져 있는 흑색 또는 진회색 분말을 함유하는 패드 4개로 구성되어 있다. 통상 피부에 패드 1개, 개인 장비에 3개를 사용하지만 오염부위 등에 따라 사용량을 증감할 수 있다. (MediNavi)

 
액체형 제독제는 오염원에 화학반응을 일으켜 중화시키며 부식성이 강한 특징이 있다. 액체형 제독제는 DS-2는 용액이 대표적이다.

DS-2 용액은 Diethylenetriamine 70%, Ethlyene gloycol monomethly ether 28%, Sodium hydroxide 2%로 구성되어 있다. 강한 nucleophile(친핵체)인 2-methoxy-ethanol anion을 형성한 뒤 신경작용제와 반응하여 디에스테르를 형성하고, 추가적인 반응이 계속된다. 1차 반응만으로도 충분한 화학작용제 제독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S-2는 매우 효율적인 제독제이지만 부식성이 매우 강하여 플라스틱, 고무, 가죽제품, 페인트 등에 손상을 줄 수 있으며 피부에도 손상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공기 중 노출될 경우에 다량의 수분에 의해 분해되므로 수분이 많은 상태에서는 사용이 제한된다. 또한 걸프전에서 사용된 대량의 DS-2는 환경오염의 문제를 일으켜 Gulf War Syndrome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출처: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지 (2012),  Cu(II)-Chitosan Complex의 DFP 분해 반응 연구>

 

DS-2 용액은 강한 독성으로 운용 시 방독면을 비롯해 보호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또한 표면에 부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사용 후 30분이 지나면 물로 세척해야 한다.
 

물리적 제거

美 교범 ATP 3-11.74 Chemical, Biological, Radiological, and Nuclear Platoons (2021)을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등장한다.

미군교범을 참고하는 이유는..

놀라우리만큼 우리 교범과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표에서 등장하는 물, 바닷물, 증기, 흡착제, 실란트, 기상, 시간, 화염 등은 작용제 제거에 있어 효과적이다. 특히 (물리적 제거만 가능한) 물은 작용제를 제거함에 있어 제일이다. 다만 물을 사용하는 만큼 오염수 관리 또한 중요한 과제다.

 

제독 활동에 의해 발생한 오염수(오염물)는 주변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다. 오염수는 작전 간 일정 구역으로 모아 차폐 후 매립하거나, 차후 추가적인 제독을 통해 중화시킨다.
 
증기는 표면에 눌어붙은 작용제를 제거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실생활에서 행주를 끓는 물에 넣거나, 빨래를 물에 불리는 경우는 이와 비슷한 원리이다. 다만 표면에서 제거만 될 뿐, 물질 자체가 소멸하지는 않는다. 1990년대에는 증기로 찌거나, 불에 태우는 것이 통상적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Paul W. Lurk, Wayne E. Sisk 1990, 1159-1165)
 
기초군사과정 장병기본훈련 중 핵 및 방사능 공격 후 행동 요령 중에 신체를 덮고 있던 포에 쌓인 낙진을 아랫바람 방향으로 털고, 주변을 굴토, 매몰하는 교육을 받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는 제독 방법 중 '물리적 제거 및 매몰'에 해당한다. 작용제 등을 제독하지는 못하지만 격리하여 오염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오염된 표면 또는 물체를 밀봉하는 방법도 있다. 표면 도장으로 덮거나 오염원을 용기 등에 넣어 밀봉하는 방식이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 시절 노심에서 누출되는 방사능 물질을 차단하기 위해 콘크리트를 타설했던 것도 같은 원리다.
 
이외에도 폭파 제독이라는 것이 있다. 폭발물을 제독제(SDIC; Sodium dichloroisocyanurate)와 함께 폭파시켜 일정 지역에 흩뿌려 제독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학처리, 밀봉, 제거 등에 비해 간단한 방법으로 야전에서 간이 제독으로 시행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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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1. 계영식, 정우영, 김동욱 외 3명, "Cu(II)-Chitosan Complex의 DFP 분해 반응 연구"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지 15 (5): 699-704.
2. Paul W. Lurk, Wayne E. Sisk. 1990/08/01. "Decontamination of Explosive Contaminated Structures and Equipment" Volume 1. Minutes of the Explosives Safety Seminar (24th) Held in St. Louis, MO on 28-30 August 1990: U.S. Army Toxic and Hazardous Materials Agency, CETHA-TS-D, Aberdeen Proving Ground, MD, 21010-5401.
3. 金秉燮, 全世銀, 徐甲輔. "수용성제독제 건조혼합물 제독효과." 한국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328): 64-69.
4. 金秉燮, 全世銀, 柳濬. "수용성제독제 다용도 운용방안." 한국방위산업진흥회 국방과 기술 (324): 72-79.
5. 국방과학연구소 안철호. 1993. 특허공보 (54) 수용성 제독제 조성물. n.p.: 대한민국특허청.
6. "신형개인제독킷(군납명:제독키트,피부/개인장비용,KD-1)(군납용)". MediNavi.
7. "K721 제독차 | 기아 특수차량 사이트". KIA Special Vehicle.
8. "Decontamination Solution (DS-2)". Defence Research & Development Organisation.
9. "2.10.2.2 Thermal Treatment Technologies for Explosives.". FRTR.
10. "[무기의 탄생] <35> 신형 개인제독 키트(KD-1).". 국방홍보원 블로그 어울림.
11. "공습경보 발령에 더 신속하고 더 안전하게….". 유용원의 군사세계.
12. "실전같은 소방·화생방 경연대회". 경남신문.
13. "해군 3함대,육군 31사단과 합동 화생방훈련 실시.". KNS 광주/전남 뉴스통신.
14. "10전비, 최대전력 제독 전술조치훈련 실시.". 경기eTV뉴스. 
15. FM 3-7 NBC Field Handbook
16. ATP 3-11.74 CBRN Platoons (pp. 103-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