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게시물은 2023년 09월 12일로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제1군단 전투부상자처치 교관양성 심화과정을 마치고 정리한 내용입니다. (Tier 1 과정이라 깊은 내용은 없음.)
육군훈련소에 입소했을 때만 해도 구급법을 다뤘던 기회가 없었지만, 자대 배치 후로는 구급법(장병기본)을 계속 숙달해 왔던 것 같다. 물론 구급법이라고는 해도, 심폐소생술(CPR)과 간단한 도수운반이 전부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구급법, 특히 전술적 상황에서의 CPR만을 적용하는 것이 어떠할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것 같다.
혹은 이런 경우이거나.
물론 할 수는 있겠지. 전술적 상황과 여건이 허락한다면. 그러나 모든 것이 보장되는 상황이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이전에 (21년도 이전까지) 배워왔던 구급법이 효과가 있느냐는 의문에 '그렇다'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이렇다. 심폐소생술의 자세는 '환자의 옆에 앉아서~ 수직으로 온 힘을 다해 누른다' 인데. 실제 상황에서 이러한 자세를 취해도 되는 것인가. 아닐 수 있다. 전술적 환경에서의 심폐소생술은 처치자와 전투부상자 모두 죽기 딱 좋을 수 있다.
그렇다면 TCCC의 목적은 무엇인가?
TCCC는 Tactical Combat Casualty Care의 약자로 (전투를 포함한) 전술적 상황에서 발생한 부상자를 처치하고 안전한 지역으로 후송을 하는 과정을 포괄한다.
TCCC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 예방가능한 부상에서 부상자의 처치하는 것 (Provide lifesaving care to the inured combatant)
- 추가적인 부상자를 예방하는 것 (Limit the risk of taking further casualties)
- 임무를 완수하는 것 (Enable the unit to achieve mission success)
정확히 말하면,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우선된다. 이를 위해서는 예방 가능한 부상에서 부상자를 처치하고 빠른 전술적 판단으로 추가적인 부상이 발생할 위험을 차단하는 것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TCCC에 단계/절차가 있는가?
있다. TCCC는 ① 교전 중 처치 ② 전술적 현장 처치 ③ 전술적 후송 처치의 3단계로 구성된다. 이에 대하여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교전 중 처치 (Care under fire, CUF)
과거의 통계를 보면, 현장 사망(KIA)과 병원 후 사망한 사례를 제외하고, 교전 중 부상(WIA); 대량출혈에 의한 사망이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예방 가능한 사망 원인이었다고 한다.
또한 교전 중에 발생한 부상자를 (과거의 역사처럼) 위생병이 즉시 처치하기란 어려웠다고. 이러한 이유로 모든 전투원은 부상당한 경우 자가 처치하는 방법을 숙달할 필요가 있다.
다만 문제는 피격된 아군이 (특히 우리와 다소 이격 된 거리에 있는 아군이) 의식이 없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의식이 없는데 어떻게 지혈대를 착용하는가? 이때는 상황의 우세를 획득하는 것이 우선된다.
전술적 우위를 점하거나, 전투부상자를 엄폐물로 이동시켜 간단한 처치를 한다. 세계대전기의 일반적 사례와 같이 "위생병!" 이라 부르면, 위생병과 전투부상자가 Kill Zone에 함께 있는 것이 아닌, 해당 지역에서 벗어나 안전을 확보하고 처치하여야 한다.
전술적 현장 처치 (Tactical field care, TFC)
적을 제압, 격멸 또는 전술적 퇴출하여 비교적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다고 가정해보자. 전투부상자는 지혈(정확히는 출혈 통제) 중이며, 죽어가는 중이다.
(속된 말로) 김치 국물이 줄줄 흐르는 아군 옆에서 '오또케 오또케' 하면 안 된다. 먼저 교전 중 처치 단계에서 적용한 지혈대(1차 지혈대)를 재평가하고 출혈이 있다면 지혈대 막대를 더욱 조여 출혈을 막거나, 피복을 절개/개복하여 부상 위치로부터 약 2-3인치 상단에 지혈대(2차 지혈대)를 적용하여야 하겠다. 이때 주의할 점으로 1차 지혈대는 상황의 급박함+개복하지 않음으로 부상위치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근위부에 적용하는 반면, 2차 지혈대는 '비교적' 안전한 장소+개복하여 식별된 부상위치 살갗 바로 위(Tissue)에 적용한다.
이후에는 M.A.R.C.H. 를 적용하여 전신 부상의 정도를 파악 처치하고 해당 인원을 후송할 계획을 세운다.
- 자세한 사항은 이다음에 다루겠다.
전술적 후송 처치 (Tactical evacuation care, TEC)
TFC 단계가 마무리되어감에 따라, MTF까지 후송할 것인지를 구상해야 한다.
부상자 후송에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의료 후송 자산으로 후송하는 MEDEVAC (Medicine evacuation)과 비의료 후송 자산으로 후송하는 CASEVAC(Casualty evacuation). 여건이 보장되는 선에서 선정하고 9-LINE에 의거하여 후송을 요청할 수 있다.
좌측은 군용 헬기 KUH-1, 좌측은 의무후송전용헬기 KUH-1M이다. KUH-1을 이용하여 TEC (TACEVAC 이라고도 한다) 한다면 CASEVAC, KUH-1M을 이용하여 후송을 한다면 MEDEVAC이 되는 것이라 이해하면 되겠다.
간단히 말하면 적십자(혹은 제네바 협약에 규정된 그림문자)가 그려진 자산으로 후송하는지, 또는 일반 자산으로 후송하는 지에 따라 나뉠 수 있다고 보면 되겠다.
결론
TCCC는 적절한 때에 적절한 방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포인트다. 오로지 전투에만 집중하다보면 아군을 죽일 수 있고, 그렇다고 아군을 살리고자 무작정 달려가면 사이좋게 같이 죽을 수 있다.
'좋은 전술은 좋은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적절한 전술로 전술적 우위를 점하고 적 세력을 압도하는 것이야말로 아군을 신속히 처치하여 후송하고 임무 또한 완수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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